2006년 10월 16일
내 생애 마지막 전시회

2006년 세계에서 '네팔행' 비행기를 가장 많이 탄 사람이 저일 수도 있겠습니다. 3월에 가서 보름, 6월에 가서 한 달을 머문 건 모 방송사의 특집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서였습니다. 프로그램 방송이 끝난, 그러니까 애초의 '볼 일'이 모두 끝난 8월, 저는 전혀 새롭고 뜬금없는 목적으로 다시 네팔을 찾아갔습니다. 잊을 수 없는 한 사람과 그 가족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였습니다.
약 50일 간 그 곳에 머물렀습니다. '살았습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곳에서 살 능력도 욕심도 없었습니다. 인생의 일대전환을 꿈꾸며 그 곳에 갔지만, 익숙한 '환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발길을 돌리려다 그만 새로운 '사랑'을 보아버렸습니다. 아이들. 가난과 인내와 신들에 의해 길들여진 그 곳의 아이들. 저와 판이한 인생을 살고 있는, 지나치게 착하고 사랑스러운 그 작은 인간들과 각별한 친구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저를 '걘 다이'라고 부릅니다. '다이'는 '형, 오빠'라는 뜻이고, '걘'은 제 네팔 이름 'Gyan Bahadur'(걘 바하두르, 지혜와 용기를 지닌 사람)의 약칭입니다. "Gyan Bahadur의 한 달 특강"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60여 명의 아이들 중 6명을 선발해, 영어와 컴퓨터, 그리고 사진 찍기를 가르쳤습니다. 그림을 그려볼 기회도 많지 않은 그 아이들에게 사진 찍기는 낯설고 어려운 '예술 수업'이었습니다.
우리에겐 너무도 파란만장했던 한 달. 그 아이들과 내가 찍은 사진들로 거리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How Are You, Nepal?" 까트만두 밸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 '빠떤'(Patan)의 중심, '더르바르(Durbar) 광장'에서 이틀간 열린 이 사진전은 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전시회가 될 것입니다.
총 220장이 넘는 사진들은 우리가 느낀 네팔이라는 사회,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입니다. 사진들의 제목은 모두 제가 지어 붙인 것입니다. 좌측에 있는 18개의 카테고리는 사진전의 구성을 그대로 따온 것입니다. 위의 12개는 제가 찍은 사진들을 분류한 것이고, 아래 6개는 6명의 아이들의 개별 섹션입니다. 대부분의 사진들은 네팔의 수도 '까트만두'와 제가 머물렀던 접경 도시 '빠떤'에서 찍혔습니다. 아이들과 제가 사용한 디지털 카메라는 'Olympus sp320'과 'Nikon D50'입니다.
'포토로그'를 사용하지 않고, 글쓰기 게시판에 사진을 일일이 붙였습니다. 사진전의 느낌과 맥락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왼편에 카테고리들을 만들었습니다. 각각의 카테고리를 클릭한 다음, 사진 목록 하단에 있는 '전체보기'를 클릭하면 카테고리의 사진들을 잇달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글루 페이지의 기술 문제때문인지, 처음에 썸네일로 게시되는 일부 사진들의 입자가 매우 거칩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시원한 크기의 깨끗한 원본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원본 사진을 클릭하면 다시 썸네일 화면으로 돌아옵니다)
이 글 밑에 음악 파일을 하나 첨부했습니다. 이틀 내내 전시장 안팎에 흘렀던 저희 사진전의 테마 음악입니다. 네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대중가요 중 하나입니다. 다운받은 뒤 재생시켜놓고 사진들을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아울러 좌측의 '포토로그'로 들어가시면 사진전에 관한 네팔 일간지의 신문 기사와 사진전에 내걸렸던 여러 플래카드들, 그리고 제가 직접 찍은 사진전 모습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들을 다 옮겨 붙이고 이 글을 쓰는 지금, 가슴이 조금씩 북받칩니다. 제게 이 사진들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행복했던 한 시절의 풍경이자, 제가 사랑하는 그 아이들의 분신이기 때문입니다. 그 골목길이, 그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 by | 2006/10/16 22:57 | 트랙백 | 덧글(25)

























